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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유례 없던 폭우가 내린 작년 여름 시골에 계신 아버님이 소천하신 후
거기서 기르고 있던(정확히 말하면 어느날 갑자기 우리한테 온) 유기견을 또 버릴 수가 없어서
시골 집, 땅 모두 정리하고 어머니 모시고 이 녀석도 도시로 데리고 오게 되었다.
https://lastwave.tistory.com/86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목에 뭐가 걸린 듯이 숨 넘어갈 듯하게 켁켁 소리를 내는 증상을 보였고
처음에는 환경이 바뀌어서 그러나 싶어서 더 잘 챙겨주고 지켜보다가 증상이 더 심해져서
아버님이 단골로 가셨던 시골 동물병원(수의사)을 찾아갔더니 심장사상충에 걸린 상태이고
2기에서 3기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심장사상충 주사를 2번 정도 맞아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 까치(설날에 만난 까만 믹스견이라 지어준 이름)의 심장사상충 치료에 대한
들어간 총 비용부터 병원 방문까지의 기록을 남겨두려 한다.
※ 5/19 - 동물병원 1차 방문
- 키트비(사상충 검사) 33000원
- 약 10일치(아침, 저녁으로 하루 2회) 3만원
10일치 약에 대한 수의사의 설명은 혈관을 늘려놓는 쇼크사방지약이라 했다.
심장사상충 주사를 맞고 자칫 혈관이 막히면 쇼크사가 올 수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 약 10일 후인 5/31 - 동물병원 2차 방문, 심장사상충 주사 1차
- 사상충 주사(이미티사이드) 2회 40만원
- 약 10일치(마찬가지로 하루 2회) 3만원
1차 주사를 맞고 나쁘지 않은 컨디션을 보이는 까치
기침 증상은 여전하고(혹은 조금 줄어든 듯도 함) 주사를 맞은 후라 그런지 뭔가 힘은 없어보인다.
나를 보면 반겨주려고 뛰어오는 행동과 식욕 역시 여전히 왕성했다.
※ 6/1 - 동물병원 3차 방문, 대망의 심장사상충 주사 2차
- 전날 주사비, 약 값 등 치료 비용을 모두 지불했기에 지불한 금액은 없음
사상충 주사는 24시간 간격으로 맞아야 했다. (1차 접종 후 다음 날 2차 주사 접종)
1차 주사때보다는 2차 주사를 맞고 현저히 힘이 없어보이는 까치
기침 증상도 여전하고 느낌이 이상해서 그런지 아파서 그런지 등을 자꾸 핥으려고 한다.
자꾸 누우려고도 하는데 가끔 슬금슬금 뛰기도 하고 식욕은 여전히 왕성.
이놈의 사상충놈들 모두 사라져버리고 까치가 잘 견뎌줬음 좋겠다.
사실 이놈을 만난 후 도시에서 키울 생각을 못해서 시골에 데려다만 놓았지
초반에 기초 주사? 그것만 접종하고 개 심장사상충 관리에 대해 전혀 몰랐던 것에 미안해진다.
산책 후에 진드기가 붙는다는 것도 도시로 데려오고 나서야 알았다.
그래서 털도 직접 밀고 더 이뻐해주고 주말에는 인적 드문 산으로 산책도 자주 시켜주고 하는데
말 못하는 짐승이라 증상이 확연히 나타날 때까지 방치한 것에 견주로서 할 말이 없다.
※ 6/19 내용 추가
심장사상충주사 2차 치료 후 약 20일이 지나서 추가로 내용을 적어본다.
일단, 2차 주사의 고비는 생각보다 상당했다.
2차 주사를 맞은 날부터 까치의 활력은 확 떨어졌고 일어나질 못했고 종일 끙끙 앓았다.
다행히 식욕은 여전히 왕성하여 평소 좋아하는 것 위주로 챙겨주었다.
너무 활력이 없어서 저대로 죽는거 아닌가 싶어서 동물병원에 연락도 해봤다.
수의사의 답변은 큰 일 없을 거라는 말로 안심을 시켜줬고
혹시 약의 도움을 받을 만한 것이 있냐고도 물어봤으나 의사는
체중이 확 줄지 않으면 약을 먹을 필요도 없다고 하기에 일단 믿어보기로 했다.
일주일 지나서부터 까치는 조금씩 기력을 회복했고 벌써 약 20일이 지났다.
식욕은 여전히 왕성하고 사상충주사를 맞은 후 한 번도 산책을 못 시켜줬지만
이제 마당에서 예전처럼 제법 뛰는 수준까지는 체력이 올라온 것 같다.
출근길에 시내 큰 약국에서 동물약을 팔고 있는 문구를 보게 되어 오늘(주말) 들렸고
까치 몸무게에 맞는 먹이는(경구투여) 심장사상충약 1년치를 25000원에 구입했다.
이제 매달 1일 먹여줄 생각이다.
그리고 사상충이 죽으면 배변이나 오바이트로 배출되는 줄 알았는데
그대로 체내로 흡수되고 그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이 무식한 견주는 처음 알았다.
주변에서는 돈이 썩어도냐, 비싼 견종도 아니고 발바리에 무슨 그런 공을 들이냐
그럴 돈으로 4만원짜리 링거나 맞지 그랬냐는 등의 우스갯 소리를 많이 들었다.
어쩌겠나... 하루에도 몇 번씩 켁켁거리며 숨넘어가는 소리는 차마 못 들어주겠
집사로 간택(?) 받고 저대로 두면 100%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겠다 싶어 내가 데려왔는데 죽는 것까지 봐야지..
주사 가격을 듣고 고민이 잠깐 들었을 때 이녀석 눈을 보면서 이런 말도 했던 기억이 난다
"너 이번 한 번만 살려주는 거니까 내가 너 굶기진 않을 거니까 아프지는 마라. 앞으로는 얄짤 없다."
반려견 카페에서 "다른 곳에서는 100만원 우습게 든다", "주사 맞은 거기가 어디냐",
"그 가격이면 수의사가 정말 싸게 잘 해준 거다"는 위로의 말을 듣고 돈 생각이 그나마 사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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