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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이렇게 비가 많이 왔던 적이 없었는데 동네가 홍수로 난리가 났다.
다른 지역, 다른 집들은 피해가 막심한데 오히려 우리 집은 큰 피해는 겪지 않았다.
먼저 가신 아버지가 가족들 보기 미안해 보살펴 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아니면 아버지가 슬퍼서 우시는 것일지도.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아버지 장례식 때도 눈치 없이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장지에서도 꽤나 고생했지만 무사히 마쳤다.
회사의 배려로 기간 없는 재택근무겸 휴가를 얻었고 하나씩 정리를 하고 있다.
농장의 소들도 기존에 거래하셨던 어르신들 도움으로 빨리 처분이 되었고
어머니께 전부 드리기로 했지만 아버지가 남겨주고 가신 예금도 상당한 것을 알게 되었다.
집 등 재산 문제까지는 너무 골치가 아파서 세무사와 법무사를 껴야 할 듯 싶다.
아버지 소천 후 일주일 동안 슬픔보다는 비가 오는 가운데 아버지가 남겨주고 가신 것들을
정리하는데 시간을 더 썼다 보니 사람이 순식간이라는 말이 이런 거구나만 싶다.
아버지가 허망하게 가시고 나니까 지금도 머릿 속에는 어머니 걱정 밖에 없다.
우리 가족 이제 다 왔는데 조금만 더 곁에 계시다가 누리고 좀 가시지.
우리가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아버지가 옆에 계심만 못할 텐데.
거지 같은 비 좀 그만 오고 이제 해가 떴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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