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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부룩한 속에 식은땀과 현기증까지. 간만에 단단히 체한 날이었는데 평소 잘 꾸지도 않던 그것도 아주 요상한 꿈까지 꾼 이상한 날이다.

해질녘 풍경에 어딘지 모를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 부엉이 한 마리가 등 뒤로 날아와서는 내 엉덩이를 툭 치더니 날아가지 않고 나를 계속 쫒아왔다.

그랬는데 갑자기 길 옆에 보이는 오래된 구멍가게 같은 곳에서 어떤 할머니 한 분이 나오시더니 늘 그래왔다는 듯 익숙하게 옥수수 비슷한 먹이를 그 부엉이에게 뿌려주었다.

땅에 떨어진 먹이를 쪼아먹는 부엉이가 신기해서 나도 그 할머니에게 그 먹이를 좀 얻어서 손으로 부엉이한테 먹여줘 봤는데 곧 잘 받아 먹었다.

손에 장갑도 끼고 있었는데 부엉이가 입으로 내 손을 쪼는 것이 꿈인데 제법 아팠던 느낌도 있었던 것 같고 계속 이상하고 쌩뚱맞게 이어지는 전개. (겨울도 아닌데 쌩뚱맞게 장갑을 끼고 있는 것은 뭐고 꿈인데 아픔도 느껴지다니 이러니 개꿈이라는 거지)

그 할머니가 나왔던 구멍가게 슈퍼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서 꿈의 분위기가 음산하거나 그러진 않았는데 아무튼 그러다가 깨서 다시 쉽게 잠들지 못하고 이렇게 글을 남겨두고 있다.

꿈에 굳이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지만 평소 꿈을 잘 꾸지 않는 편이고 꿈을 꾸면 좋은 일이던 나쁜 일이던 얼마 후 어떤 사건이 일어나곤 했는데 (이것도 기대심리라면 기대심리)

검색을 해보니 비슷한 내용의 꿈이 '밥그릇 싸움에서 이기는 꿈'이라는 해몽 글을 봤는데 아무튼 길몽만 되줬음 좋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