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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무렵 케이블TV 모 영화 채널에서 영화 <투캅스>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화면 오른쪽 상단에 떠있는 15세(시청 연령) 마크가 참 인상 깊게 보였다. (<투캅스1>은 아쉽지만 사진을 찍어두지 못했다. 만약 해당 영화 채널에서 또 이 영화가 15세로 방영되는 것을 보게 된다면 아래와 같이 사진을 찍어서 추가로 첨부하겠다.)


"투캅스가 청소년 시청 가능 영화라고!? (말도 안돼)"


그럼 필자가 생각에 영화 <투캅스1>이 청소년 시청 영화가 맞나 싶은 장면들을 한번 나열이나 해본다.


1. 룸싸롱에 온 박중훈이 업주에게 "영계"를 언급하니 업주가 16살 아가씨를 데리고 오라는 장면(룸으로 들어온 어린 여자는 주민등록등본을 가지고 들어와서 아직 민증이 나오지 않는 나이를 확인시켜준다.)


2. 지수원과 박중훈의 배드씬(정확하게는 누가 봐도 박중훈이 ㅇㄹ을 받는구나 상상하게 되는 장면)


3. 마지막으로, 여경을 위장시켜 일대 강력범을 꾄 후 잡아들이는 씬도 인상 깊은 장면. 한 여경이 차 안에서 강간 당할 뻔하는 장면인데 강간 당하기 전에 다행히 안성기가 등장하여 위기를 모면하나 강간남이 위장 여경의 치맛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 장면도 어제 영화에서는 편집되지 않고 그대로 나왔다.


90년대 비디오테이프(VHS)시절에 이 영화는 분명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조금 억지를 부려서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댄데 요즘 중학교 3학년이면 성인이지, 요즘 애들한테 저런 거 못 보게 한다고 걔들이 안 봐?"하면서 이런 수위의 영화를 아무렇지 않게 봐도 되는 시대로 이해하고 넘기면 되는 것인가.


어떤 영화는 잔인한 장면 삭제, 또 어떤 영화는 배드씬 삭제, 어떤 영화는 담배 블러처리, 어떤 영화는 욕 무음처리... 이쯤 되니 요즘은 영화마다 제각각인 중구난방 12세, 15세, 19세 시청 연령 기준이 뭔지 모호해지는 느낌이다.


길게 썼지만 위에 굵은 글씨로 처리한 한 줄이 그냥 이 글의 결론이다.



[5/31 내용 추가]

▲ 사진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함


글을 올린 후 며칠이 지나서 마침 인디필름채널에서 <투캅스2>가 방영되고 있기에 직접 촬영한 사진을 올려본다.


선정적인 장면이 들어간 것도 같고 <투캅스1> 흥행으로 <투캅스2> 내용도 전체적으로 보면 비슷한 전개인데 15세 이상 시청 영화로 권고하는 <투캅스1>과 반대로 19세 이상 시청 영화로 권고하는 <투캅스2>, 대체 왜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다.


한 가지만 더 예를 들자. 영화 <실미도> 역시 15세부터 관람이 가능한 영화다. 이 영화는 비속어, 폭력, 총질이 난무하기도 하지만 후반부에는 부대를 빠져나간 두 명이 민간인을 강간하는 매우 선정적인 장면도 있다. 그 장면을 중학생 아들 혹은 딸이 보게 된다고 생각해보자.


현 시점의 영상물 시청 연령 기준이 맞게 돌아가고 있는지 뉴스나 언론에서 이런 부분을 좀 다뤄줬으면 좋겠다.



[7/10 내용 추가]

이 포스팅을 KBS에서 읽었는지 오늘 저녁 뉴스에서 뜬금없이 <모호한 영상물 등급>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 해당 기사 링크(http://news.kbs.co.kr/news/view.do?ncd=4007521)


매년 제작되는 수천 편의 영상물을 고작 10명 정도의 심사위원이 등급을 매긴다고 오늘 뉴스에 나왔다. 심사위원 한 명당 1년이면 수백 편의 영상물을 봐야하는 고충이 있어서 등급이 뒤죽박죽인 사정이 있다라는 건데, 고충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씁쓸함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