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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체와 술병

블라블라 2016. 4. 9. 08:14

전날 과음으로 인한 술병과 급체가 같이 온 경우는 내 생에 처음 겪어본 것 같다. 더 쏟아낼 것도 없는데 헛구역질이 계속되었고 두통과 속쓰림에 물 한 모금도 먹지 못하고 종일 누워만 있었다.

그렇게 하루 반나절을 넘게 굶었는데도 크게 허기가 지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었고 텅텅 빈 속이 오히려 가볍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종종 금식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오늘 낮에는 절친의 여동생 결혼식이 있고 나는 결혼식 스냅 촬영을 부탁받았다. 잘 찍진 못하지만 종종 이렇게 결혼식이나 돌잔치, 행사 스냅 등을 부탁을 받곤 한다.

엊그제 과음도 그런 술자리였는데 오늘 사진을 찍는데 혹시 지장이 생길지도 모르고 다시 또 탈이 날까봐 겁이 나서 아침은 못 먹겠고 당이라도 채우려고 커피 한 잔을 타서 마시는데 믹스커피 맛이 맛이 원래 이렇게 달았는지 새롭게 느껴질 정도로 너무 달았다.

그런데 마치 짜기라도 한 듯이 방금 TV 뉴스에서 아침을 챙겨 먹으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어제 종일 시체놀이를 했는데 택배는 또 어떻게 나가서 받아들고 왔는지 거실에는 택배 박스가 내팽개쳐져 있다.